독창적 비전 제시로 컬럼비아대 합격 [조인스] 중앙일보 사회 2007.08.13 (월)
아시안 딜레마 이렇게 극복했다 교포학생의 사례
미국 명문대 진학 문이 아무리 좁다해도 분명 길은 있다. 학문적 재능은 조금 부족하지만 컬럼비아대에 합격한 한 교포 학생의 사례를 통해 ‘그 길’을 알아본다.
▶ 사례 학생 프로필
– 이름 : 잭 리(컬럼비아대 1년)
– 국적 : 미국 태생의 한국인 2세
– 가정 : 중산층
– 성격 : 독창적이고 긍정적
– 대입 준비 당시 성적: 비교적 낮은 점수(동일한 대학 지원생 비교)
▶ 성적 분석
– 컬럼비아대 합격생들의 평균 내신은 95% 이상으로 잭의 성적은 평균 이하.
– SAT 1 읽기 점수 70%로 타 합격생들보다 낮음.
– 학문적 수준은 평균 이하.
– 위의 점수론 합격하기 힘든 상황.
▶ 1차 전략 컨설팅 :
– SAT 성적 및 내신은 입학기준에서 41%만 차지함.
– 다양한 활동과 에세이에서 장점을 부각시킨다면 가능성 있음.
– 잭만의 독창성을 반영한 포트폴리오 구성.
▶ 결과 : 컬럼비아대 합격
컨설팅 사례 제공 : 에이펙스 아이비 amin@apexivy.net
포인트 1.
많은 미국2세 아시안 학생들은 미국 대학이 ´미국화된´ 학생을 원하는 줄 알고 있다. 이는 오해다. 미국 명문대들은 미국 문화가 우월하다고 믿는 외국계 학생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미국은 다민족 국가다. 진정한 미국화의 의미는 본인의 고유문화와 전통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다른 민족 및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컬럼비아대 입학사정관들이 잭의 프로필과 에세이를 읽었을 때 비록 고등학생이지만 자신의 고유문화를 뛰어넘어 동북 아시아 정세와 역사에 관심을 가진 그의 정체성에 큰 감동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이질적 문화 사이에서 유사성을 발견하는 잭의 안목을 높게 평가한 듯하다.
포인트 2.
에세이를 쓸 때 학생들은 중압감으로 본인의 성격과 개성을 반영하는데 실패한다. 학생들은 본인의 업적이나 성과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거나 본인의 경험을 글로 옮길 때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쓸데없는 노력이다. 사정관들은 학생의 생각과 성품이 다른 학생과 비교해 얼마나 독특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에 무게를 둔다. 잭은 입학 지원서와 에세이에서 그의 부족한 성적과 활동에 집중하지 않았다. 다만 본인의 낙천적인 성격을 유머스럽게 표현함으로써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며 또 실패를 하더라도 그 경험을 본보기로 삼아 다른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학생’임을 사정관에게 각인시키는데 힘썼다. 다음 예문은 잭이 쓴 자기소개서의 일부다.
잭은 부족한 성적과 업적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클럽활동 시 기여한 점을 최대한 부각했다. 잭은 수학귀재는 아니지만 남을 가르치는 재능이 뛰어남을 입학원서가 아닌 별도의 이력서에 자세히 표현했다. 대학 측은 잭이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성공을 보는 긍정적인 학생이라고 판단했을 법하다. 인생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비관하지 않고 쉽게 헤쳐나가는 동시에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으면 거리낌없이 도움을 요청하며 봉사정신이 투철한 학생으로 비칠 수 있다 .
합격전략 Tip.
잭이 입학허가를 받은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잭은 자신이 누구인지 ,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그의 꿈이 무엇인지, 성장과 발전 과정을 에세이에 적확하게 표현함으로써 학업 점수와 재능이 월등한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지원서나 본인의 프로필을 준비하기 전, 반드시 두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자
①활동상황, 또는 에세이가 과연 나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는가?
②나의 프로필을 입학 사정관들이 읽었을 때 감동하고 인정해 줄 것인가, 아니면 흘려 지나칠까?
교포학생의 자기소개서
저희 어머니는 본인이 ´수학귀재´라고 생각하시고 저희 아버지 조차도 본인이 ´수학귀재´라고 생각하시며 따라서 아들인 저 역시 두 분의 천재성을 이어받아 당연히 ´수학귀재´여야 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수학클럽에 참가하기 전에 저는 항상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내가 수학클럽에서 배워야 할 단 한가지가 있다면 내가 풀 수 없는 문제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배우고 그 능력을 바탕으로 저와 마찬가지로 같은 문제를 풀 지 못하는 학생들을 제 방식으로 쉽게 설명해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풀 수 없는 고난도 문제에 부딪히는 것은 제 몸무게의 100배 이상인 무거운 바위를 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수학에 항상 자신이 있었고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가 있더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수학클럽에 가입한 후 불행하게도 저희 팀의 몇 안되는 수학귀재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주었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거의 매번 저는 그 방식들을 저만의 방법으로 단순화하여 다른 멤버들에게 쉬운 방식으로 가르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 글을 읽고 계시는 입학사정관 여러분은 제가 수학클럽 경험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저만의 방법으로 아주 쉽게 푸는 점에 있어서 큰 성장을 했다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성장을 바탕으로 대학에서도 사회에서도 제가 부족한 점은 다른 사람에게 계속 배울 것이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저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도 항상 도움의 손길을 뻗칠 것입니다.
※부모님들께 드리는 한마디 충고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입학사정관님들도 부모님일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 제발 자신의 자녀들에게 천재니 귀재니 말하지 마십시오.
그 결과는 저의 경우처럼 자녀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저는 수학의 귀재라고 믿다가 귀재가 아닌 사실을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으니까요.